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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ry of Deep Beyond] -Asteroid Lyric- 광대한 공간이 펼쳐져 있었다. 인간의 손길이 닿기 시작한 것은 1972년, 한 대의 탐사선이 지나가면서 시작되었다. 그 뒤로 몇 대의 탐사선이 이곳을 방문한 뒤, 인류는 이 미지의 공간에 스스로의 발을 들여 놓게 되었다. 누구는 자유를 찾아, 누구는 이익을 위해, 누구는 과학적 호기심을 해결하고자, 누구는 고립되기 위해. 여기는 정부가 있지만 정부가 없는 곳 능력만 있으면 누구나 성(castle)을 가질 수 있는 곳. 여기는 Deep Beyond. 영원한 어둠과 침묵이 지배하는, 또 다른 기회의 땅이다.
[미합중국 항공우주군의 이름으로, 여러분의 협조에 감사드립니다.] 통신창이 닫히고, 창으로 USAF(미 항공우주군) 마크가 선명히 찍힌 SDV(Space Dominance Vehicle)가 연청색 스러스터 가스를 뿜으며 멀어지는 모습이 보였다. 얼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선원들이 결국 한 마디씩 내뱉기 시작했다. "쳇. 메인 벨트(Main Belt, 소행성대)가 모두 자기네건가?" 선장도 불만이 많았지만 선장이기에 두 명의 선원들을 달랬다. 조용히 집으로 돌아가다가 불심검문 당한 것도 모자라 배달을 위해 목적지로 가던 도중에 CNSF(중국 해군 우주 함대)에 이미 걸렸었기 때문에 배달하러 가면서 걸리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또 걸린 것이다. "쳇, 가다가 소행성에나 확 긁혀버려라. 필립, 난 들어간다." 두 승무원 - 통신사 겸 센서 오퍼레이터 유리카 그레세느(Yurika Greseine), 로드 마스터(Load Master)인 켈리 이바노비치 크리칼레프(Kelly Ivanovich Krikalyov)가 있는데로 미군에게 악담을 하며 자기 방으로 향했고, 그 뒤를 선장인 필립 킴 카린스(Philip Kim Karrins)가 머리를 긁적이곤 가볍게 바닥을 차고 에어록 앞을 떠났다. 가볍게 조종석에 앉은 필립은 ASS-12의 메인 AI를 호출했다. "ASS-12. 대기상태 해제, 평시 상태로 전환, 엔진 재점화." 계기판에 핵융합 임계를 알리는 붉은 경고등이 켜지며 필립은 약한 진동을 온 몸으로 느껴졌다. 검문때문에 거의 속도를 내지 못하고 정지 상태에 가깝게 있던 우주선은 다시 속도를 내서 집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현재 연료 상태와 예상 시간 보고." 70여년 전 어렵사리 화성에 첫 발을 디딘 호루스 I의 승무원들이 그러했듯이 별 다른 비상사태가 벌어지지 않는 한, 우주 선원들이 긴장을 늦춰서는 안되는 시간은 이착륙밖에 없다. 라이트 형제가 키티호크의 모래사장에서 최초로 비행기를 만들어 이륙시킨 이래 이착륙이 가장 위험하다는 법칙은 깨지지 않고 있다. 이륙만 하면 나머지 시간은 정말 시간이 썩어날 정도로 할 일이 없다. 소행성이 비정상적으로 모여있는 곳만 조심하면 일상적인 관리 업무는 인공지능 프로그램들과 사이버쉘(Cybershell, 인공지능이 탑재 된 로봇)들이 알아서 처리 하니까. 그 남은 시간 동안 사이버쉘들은 작동 대기 상태에만 들어가면 되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의 경우는 좀 골치아프다. "어디까지 보고 있었더라? 여기였다." 유리카처럼 침대에 몸을 묶고 (무중력이니까), 남에게는 절대 보이지 않는 VI(Virtual Interface) 화면에 교재를 띄워 놓고 자격증 공부를 하던가 "아.... 무지 재미있는 부분에서 자르네. 속도때문에 다운 받을 수도 없고." 필립처럼 조종석에 앉아서 역시 VI 화면으로 미리 받아 놨던 드라마나 보고 있던가, "....." 아니면 켈리처럼 침낭 속에 들어가서 도롱이 마냥 자는 것으로 그 남아도는 시간을 해결해야 한다.
GMT 18:00 [메시지가 도착했습니다.] 다용도실에서 레이션으로 저장된 마카로니와 소시지, 밥 등으로 저녁을 먹고 있던 승무원들은 메인 컴퓨터의 알람에 모두 조종실로 고개를 돌렸다. 1시간마다 자동으로 위치가 송신되고, 그때마다 회사에선 소행성 내에 떠돌고 있는 통신 중계 네트워크를 통해 전달 사항을 전하지만, 그런 일은 흔치 않고 특별한 사항이 없으면 AFFIRMATIVE라는 단순한 메시지만 오고, 그건 메인 컴퓨터가 알려주지도 않기 때문이다. "일단 내가 가 볼께." 대충 다 먹었던 유리카가 고정 벨트를 풀고 조종실로 향했다. "뭔지 알겠어?" 켈리와 필립이 메시지 내용에 대해 추측하고 있을 때, 유리카의 목소리가 들렸다. "필립, 프로텍트 걸려있다. 선장 키가 필요해." 결국 필립은 먹고 있던 밥을 든 채로 조종실로 향했다. "필립 킴 카린스, 사번 ADS-20977742." 디코딩 진행 막대가 꽉 차오르고, 한 장의 문서가 필립 일동이 보고 있는 모니터에 떠 올랐다. 모두가 서류 내용을 읽자, "이게 뭐야!!!!!" 라는 외침이 ASS-12 선내를 뒤 흔들었다.
현재 지구 밖, 태양계에 건설된 인류 거주지 중에서 도시(City)라는 이름을 가진 곳은 딱 일곱 곳이 있다. 달(Lunar, The Moon)에 있는 EU 소속 자치 도시인 루나 시티(Lunar City)와 화성에 미국/화성(America/Mars)의 칼 세이건 시티(Carl Sagan City), 러스트 차이나(Rust China)의 뉴 홍콩(New Hongkong), 환태평양 연합(Pacific Rim Ailliance, PRA)의 화성 자치주(Mars Self-govern State) 주도 노조미 시(City of Nozomi), 자유 과학 도시인 올림푸스 시티(Olympus City), 소행성 1번이자 왜소행성 1번 케레스에 있는 CAA(세레스 소행성 연합, Ceres Asteroids Alliance)의 수도인 세레스 시티(Ceres City), 타이탄에 미국/토성(America/Saturn)의 호이겐스 시티(Huygens City)가 있다. ASS-12가 천천히 세레스 시티의 우주 공항인 피아치 스타포트의 화물 우주선 착륙 패드로 접근했다. [속도는 2m/s로.] 필립의 눈은 조종석의 모니터에 집중되고 있었다. 언제나 20세기 항공 조종사들이 그랬듯이 이착륙은 어려운 일이다. 그것도 소행성대 최대의 교통 정체를 자랑하는 세레스에선 더더욱이. "고도 20m." 필립은 쥐고 있는 조종간을 꽉 쥐었다. "고도 5m!" ASS-12의 바닥 면에 있는 연착륙 엔진이 착륙 패드의 먼지를 날리기 시작했다.
덜컹. "착륙 센서 확인." 사이버쉘들이 ASS-12의 주요 부위에 안전 케이블을 걸어 우주선이 완전히 패드에 고정되자 착륙 패드가 자동으로 지하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격납이 완료되자 승무원들은 곧바로 우주선 밖으로 나갔다. 우주선 안에 통조림 된 지 1주일 만이었다. 배달 나갔던 소행성 거주지는 생존주의자(Survivalist, 곧 호전적인 외계인 침공이 시작된다고 믿고 살아남기 위해 소행성대에 숨어든 사람들) 거주지라 기분이 별로 좋지 않아서 바로 나와버렸기 때문이다. 그들이 향한 곳은 피아치 스타포트의 시프트스타 트랜스포터 사무소. "1주일 만이에요. 바락 아저씨." 필립이 플라이트 매니저인 바락 워싱턴에게 플라이트 관련 서류하고 컴퓨터 기록을 넘겼다. 제대로 갔다왔나 확인하는 것이다. 유리카가 모니터를 보고 있던 바락에게 말을 걸었다. "근데, 우리 어떻게 되는거죠?" 그랬다. "모르겠다. 발표되었을 때엔 다들 불안해서 웅성대긴 했는데..... 제대로 고용 보장 해 준다고 하니까.... 일단 믿어보자는 의견이다. 솔직히 아직 불안감은 남아 있지만." 필립도, 유리카도, 켈리, 바락도 다 그놈의 '고용 안정'에 목을 매야 하는 처지인지라 그들도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밥 벌이가 뭐길래. "처리 다 되었다. 키하고 데이터 박스도 다 넣었고....." 회사가 이 지경인데 겨우 대리 밖에 안되는 필립 일행이 자기들 스케줄 걱정하는 것은 사치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너희들에게 스케줄이 있긴 있다." 필립의 눈이 반짝 반짝 빛났다. 일단 일이라도 생기면 그 불안감은 해소 될 것이니까. ".....정기 신체 검사다." '미니 정부 주의'로 움직이는 CAA는 기본만 정해 놓고 대부분의 일은 알아서 하라고 하고 있지만 '안전' 문제에 있어선 상당히 까다롭게 굴고 있었다. 사고가 나면 대형 참사가 나는 것이 바로 우주 공간이고, 특히 '지구를 박살낼 수도 있는 커다란 돌덩이'들이 날아다니는 소행성 대에선 더더욱 그러하다. 정기 신체 검사도 '혹시 모를 우주선 승무원들의 사고를 막기 위해' 모든 우주선 조종 면허 보유자와 승무원에 대해 귀찮지만 1년에 2번 하도록 되어 있었다. 그리고 ASS-12의 승무원들의 차례가 돌아온 것이다. "이거 들고 내일 아침에 병원 가라. 어떻게 하는 지는 알지?" 서류를 받아 든 모두 울상이 되었다. 맛이라곤 정말 하나도 없는 S-레이션(Space-Ration)을 일주일 동안 먹다가 이제 엄마가 해 주는 (또는 사 먹지만 제대로 요리를 해서 나오는) 밥을 먹겠구나 했는데 갑자기 또 저녁을 굶고 있으라고? "너희들 기분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규정이다." 필립들은 그렇게 울상이 되어서 데스크를 떴고, 어떻게 했는지도 모르는 귀환 후 서류 처리를 하고선 사무실을 떴다. 켈리는 집이 있는 코러스 타운(Kouros Town)으로 가는 셔틀을 탔고, 유리카와 필립은 세레스 시티로 들어간 뒤 유리카는 친구 만나러 가야 한다고 필립과 헤어졌고, 혼자가 된 필립은 장부터 보기로 했다. "어디 보자....." 물 밖에 못 먹기 때문에 먹을 것은 사지 않고 며칠 동안만 쓸 것만 샀다. 검사 받고 사면 되니까. 대부분의 시간을 우주선에서 보내는 필립에겐 별다른 살림살이가 필요 없었다. 그저 이렇게 대기 상태에서 쓸 옷하고 일용품 정도. 가족도 없다. 하나뿐인 가족 - 어머니는 필립이 2살 때 배달 나갔다가 과격 보존주의자 테러에 희생되어 얼굴도 모르고 살아왔다. 그 동안에는 FMA(Free Minor's Association, CAA 최대의 자선 기관)의 보육원에서 자랐고. (유리카도 같은 보육원에서 자라다가 입양되었다) 대충 씻고, 내일 검사 받을 때에 제출해야 하는 서류를 작성한 필립은 할 일 없는 백수처럼 시리얼넷 (CerealNet, 세레스에 구축된 자체 인터넷 망)을 뒤적대다 잠에 들었다. 시티가 있는 분지 가장자리로 '저녁 해'가 뜨고 있었다.
필립은 아침 일찍 시프트스타 트랜스포터사의 검사 지정 병원인 세레스 자선 병원(Ceres Charity Hospital)에서 검사를 받았다. 병원에선 별다른 일이 없었다. 항상 귀찮지만 이것저것 적어야 했고, 종합 검진 베드에 누워서 옴싹달싹 하지도 못한채 1시간 이상 누워 있어야 했고, 혈액 검사를 위해 피를 뽑아야 하는 병아리 간호사가 혈관을 제대로 못 찾아 2번인가 잘못 찔러서 무지 무지 아팠지만. "우...아프다. 퉁퉁 부운 것 같네." 두 여자들도 궁시렁궁시렁대며 병원 문을 나섰다. 꼬르르륵.... '커다란 돌덩어리가 모여있는' 곳이기에 CAA의 주요 수출품은 주로 광물 자원이나 로봇같은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예상과는 다르게 CAA는 '말랑말랑한 것'이 주 수입원이다. 바로 생명공학 기술 제품. 잘 알려진 것으로 다양한 우주 화초나 미소중력 동물들이 있고, 지능향상 식품(Nootropic Food)은 태양계 전역에서 팔리고 있는 것이지만 CAA의 과학자들이 만든 최고의 작품을 뽑으라면 가장 많은 사람들이 아스트리안 강화인간 유전배열(Astrian Parahuman Genetic Template)을 뽑을 것이다. 인공 중력을 만들기 위해선 오직 원심력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저중력 환경에서 골다공증이나 근육손실과 같은 신체적 문제가 없는 몸이라는 것은 무중력 환경에 노출되어야 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CAA의 대부분, 특히 15세 미만 청소년의 90%가 아스트리안 배열을 가지고 있고, 필립 일행은 가장 많은 수를 차지하는 아스트리안-II 배열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2088년 부턴 아스트리안-III 배열을 가진 어린이들이 태어나고 있지만, 사소하지만 '버그'가 있는데다가 아직까진 '비싸서' 보급률이 아직은 낮은 상태였다. 하지만 모든 아스트리안 유전자 배열로 태어난 아이들의 특징이라면, "뭐라도 먹자!" 허기를 느낌과 동시에 보이는 식당으로 우루루 몰려가는 필립 일행이었다.
"끄어억~~~." 다들 배를 두드리고 있었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곱배기로 시켜서 남김없이 위장으로 보낸 필립 일행은 필립의 집에서 말 그대로 '큰 대(大)' 자로 누워 있었다. ".....쇼핑 언제 갈 거야?" 아주 늘어졌군. 삐리리리릭~~~~ "핸드폰 알람 좀 바꾸라니까." 탁. 삑. "어디보자.....? 얼래? 우리 비행 나왔다." 셋에게 온 문자는 다음과 같았다. ################################## 비행 계획이 나왔습니다. 자세한 사항은 03-24 09:00시까지 -운항과- "빨리 나온 거 아냐?" 대형 수송업체라면 빨리빨리 나오겠지만, 시프트스타같은 중소 수송 업체라면 거의 '일이 들어와야 일하러 나가는' 수준일 경우도 있다. 보통은 하루 쉬고 사무일 하다가 비행 나오면 나가는 것이다. 보통 1주일이면 다음 비행하러 나가게 되는 것이다. "그래도 일 생기니까 좋은 거 아냐? 짤릴 걱정은 약간 미뤄졌다는 거고." InVid 드라마 광인 켈리. "근데 이번에는 어디로 가는 걸까?" 알아서 목적지를 만들고 있는 승무원들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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